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망각

검은 꿈 - 김광규


 

막다른 복도였다
컴컴했다
되돌아갈 수는 없었다
앞으로 간다는 것이
이제는 아무런 의미도 없었다

복도의 끝에서
마지막 문을 열고
천천히
어두운 방
안으로 들어섰다
뒤로 문을 닫았다
서 있다는 의미도 없이
나는 혼자였다

끝이었다
어쩌면 시작이었을지도 모른다
그러나 중간은 아니었다

전혀 의지할 데 없는 
나의 속은 그렇게 생겼었다

그리고
- 꼬박 3일 동안 말을 하지 않고 살고 있다.
말뿐만 아니라 사람을 보지 못하고 살고 있다. 
살아 보았는가?
이 것이 얼마나 사람을 갉아 먹는지..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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